새로운 사회운동에 참여하는 꿈을 가진 충량(Yu Zhongliang: 장국영 분)은 그의 누이 슈이(Yu Xiuyi / Zhongliang's Sister: Saifei He 분)가 있는 팡가에서 살게 된다. 그러나 아편 중독자인 매형 젠다(Pang Zhengda: Yemang Zhou 분)는 그에게 아편 시중을 들게 할 뿐만 아니라 슈이와 성적 관계를 맺게 하려 한다. 아편에 취한 슈이 또한 충량을 유혹하고 남몰래 누나를 흠모해왔던 충량은 죄책감에 시달린 끝에 젠다의 아편에 비상을 넣어 식물인간이 되게 한 후 팡가를 떠난다. 북경행 열차에 몸을 실은 충량은 옆차에서 폭벽배의 보스를 만나 상해에 내린다.
당시 국제 도시로서의 면모를 과시하던 상해는 아편 향기와 홍등가가 도시를 뒤덮고 있었다. 충량은 유한마담을 유혹한 후 협박 갈취하는 지골로로 명성을 날리나 어린 날의 상처로 인해 어느 여자도 사랑할 수가 없었다. 팡씨 일가의 후계자 지명을 놓고 충량의 보스(Boss: Xian Xie 분)는 그를 팡가로 보내 류이(Pang Ruyi: 공리 분)를 유혹하게 한다. 그러나 여자에게만은 철저한 프로(?)임을 자처했던 충량은 류이에게 진심으로 사랑을 느끼자 혼란에 빠지는 한편 성적 욕구 불만과 질투의 화신이 된 충량의 누이가 집안을 온통 폭풍같은 감정의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가자 충량은 다시 상해로 떠난다. 영육이 망가진 충량이 돌아오자 보스가 사태 수습에 나선다. 그는 류이와 단오를 상해로 불러들여 그들로 하여금 충량의 심체와 충량으로 인해 자살에 이르는 여인을 보여줌으로 그들 또한 비극적인 파국의 일부가 되게 한다.
영화해설
현대 중국의 역사성 사회성을 탁월한 영상 감각으로 형상화하여 장예모와 함께 중국의 '제5세대'란 이름으로 세계 무대에 등장한 첸 카이거 감독의 6번째 장편 영화. 93년작 <패왕별희>로 칸느 국제영화제에서 황금 종려상 공동 수상을 비롯하여 골든 글러브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했으며 그 해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하는 등 중국영화를 세계에 알리는데 크게 기여한 그는 이후 3년간의 긴 준비기간 후에 선보인 <풍월>로 다시 칸느 뉴욕 영화제 등에 초청되었으며 첸 카이거 감독의 영화 세계를 다시 한 번 세계에 알렸다. 섬세한 섹스와 아편 중독을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 중국에서 상영 금지를 당하기는 했지만 제작 당시 그는 '지금 현재 나는 문화를 둘러싼 모든 권력으로부터 자유롭다'라고 천명할 만큼 중국 근대사회의 소용돌이를 통해 파멸해가는 인물들을 그리고 있다. 한편 공리에게는 장예모 감독과 결별한 이후 첫 번째 영화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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