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아침 낯선 곳에서 눈을 뜬 중년의 외과의사 '나'는 자신의 삶에 숭숭 뚫린 기억의 공동을 발견한다. 그에게 남겨진 단서는 자신의 환자이자 연인이었던 15살 연하의 선영이 남긴 녹음테입뿐이다. '나'의 내레이션을 따라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는 그의 기억은 그러나 죽은 자의 꿈에 불과하다. 잃어버린 기억을 메꾸려 했던 `나'의 노력은 어느새 자신을 빠져나올 수 없는 구멍으로 밀어 넣는다.
영화해설
1993년 말에 나온 최인호의 소설 <허수아비>(99년 <구멍>으로 재출간)를 영화화한 신예 김국형의 첫 데뷔작. 부산국제영화제(뉴커런츠 부문)를 통해 처음 소개되었으며 인도영화제에서도 주목받았다. 영화는 1999년 12월 어느 하루 낯선 별장에서 아침을 맞은 '나'가 다음날 아침 한강에서 추락한 자동차 안에서 발견될 때까지 만 하루의 행적을 담았다. 등장인물이 많지 않으며 시간과 공간을 짜임새 있게 구성한 것이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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