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네 상식을 좇아가겠다고. 그러니까 연애라는 걸 하자고... 하지만 조건이 있어. 사귄다고 해서 나와 결혼할 거라는 생각은 하지 마. 그리고 우리 관계는 비밀이야. 어차피 헤어질 거, 뒤에 가서 잡음 나는 건 원치 않으니까." 단호한 인혁의 말에, 신영은 약한 한숨을 내쉬고 그를 똑바로 응시하며 물었다. "만약 제가 그 연애라는 것도 싫다고 하면 뭐라고 대답하실 거예요?" "둘 중 하나야. 지금 이대로 지내든가, 아니면 연애를 하든가." "그게 뭐가 다른데요?" 신영이 눈을 똑바로 뜨고 질문하자, 갑자기 어색해진 인혁은 괜히 신문을 넘기면서 어물거리며 대답했다. "데이트 같은 거 해줄 수 있어." 신영은 그의 대답에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다. 너무도 이기적인 발상으로 그녀에게 연애를 하자던 인혁이 그답지 않게 어색해하며 '데이트'라는 얘길 꺼내자, 자신도 모르게 나타난 반응이었다. 신영은 어색한 표정을 감추며 신문을 펼쳐드는 인혁을 빤히 쳐다보다가 웃음기를 머금고 말했다. "해요, 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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