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여우별, 당신은 나한테 그런 존재였어요. 궂은 날 잠깐 나타났다 사라지는 사랑여우별처럼, 금방 사라질 테니까. 그래서 내가 잡을 수 없는 사람. 그래서 오빠라는 말이 안 나왔는지도 몰라요. 언젠가는 나랑 상관없는 사람이 될 거라고 믿었으니까요.
"그냥 못 본 척 지나가요. 옷긴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 그거 과장이에요. 돌아서면 바로 남남이잖아요. 그러니까 서로 존재감도 잊은 채 살았던 것처럼 그렇게 살아요."
심하게 거슬려, 너란 여자. 내 인생에 흠집을 낼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감히 품기가 두렵다. 하지만 겨우 흠집이라면 널 안 보고, 널 못 안고 사는 것보단 나을 테니까.. 난 그냥 흠집 내고 말란다. 그 정도에 죽지는 않을 테니까 말이다. 이제 내 동생도, 내 아버지가 사랑하는 여자이 딸도, 열다섯 꼬맹이도 아니니까.
"그렇게 시시한 변명을 할 거였으면 제대로 숨었어야지. 나한테 들키지 않게 그림자까지 숨겼어야지. 네 말처럼 우리 남남이야. 그러니까 더는 피할 필요도, 감출 필요도 없다는 뜻 아닌가?"
현재위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