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린 세상 속에서 사랑을 지키는 일이란……. 사랑했지만…… 진하는 연심을 보내야만 했다. 계속되는 타츠히의 공격과 음모 속에서 그들은 결국 사랑을 지켜 내지 못했다. 헤어짐의 순간은 비록 고통스러웠지만 두 사람은 좋은 추억으로 그들의 사랑을 기억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각자의 자리에서 살아가던 그들은 또 어떤 운명의 장난인지 다시 서로를 마주하게 된다. 외면하고 싶어도 외면할 수 없는 사랑에 그들의 심장은 주체할 수 없이 두근거리고…….
“어? 자기, 저 여잔 누구야?” 진하는 바들바들 떨고 있는 연심의 눈을 그대로 응시하며 건성으로 말했다. “이전에 알던 여자…….” 자신을 천 길 낭떠러지로 밀어뜨리려는 진하에게 연심은 애원했다. “내게……, 왜 이러는 건데요? 이, 이러지 말고 원하는 걸 말해 줘요…….” 지금까지 그의 사랑을 받았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화내고 따질 권리가 있었지만, 연심은 벌 서는 아이마냥 그에게 다가가지도 못한 채 멀찌감치 서서 애원했다. “나 때문에 당신 계획이 틀어졌다는 얘기 들었어요……. 미안해요, 미안한데……. 나한테 이러면 안 되잖아요? 이러면 당신도 아플 텐데……. 그러니까, 우리 둘이 얘기 좀 해요. 네?” “하고 싶은 말 있으면 해……. 같이 들어도 상관없으니까…….” 입꼬리에서 번지는 진하의 미소는 그가 진정 자신의 남자였을 때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차가웠다. “더 할 말 없으면 나가 주겠어? 난 지금 바쁘거든…….” 여자의 드러난 어깨를 감싸안는 그의 손이 연심의 심장에 비수로 박혔다. 한동안 꼼짝도 않고 원망스런 눈으로 바라보던 연심은 조용히 말했다. “이런다고 해서 내가 떨어져 나갈 거라 생각한다면, 다른 수를 생각해 보라고 말해 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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