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 콩알만 해지는 귀신 이야기와 스릴 있게 추적해 나가는 주인공의 사건 전개가 손에 땀을 쥐게 할 것이다. 그 가운데 잔잔하게 다가오는 사랑과 우정, 따뜻하고 정감어린 인간애도 느껴진다. 일간 신문 기자인 이시대는 부모를 잃고 여동생 가영과 둘이서 살아간다. 어느 날 취재를 나갔다가 우연히 골동품 사진기를 하나 구입한다. 그러나 그날부터 악몽과 여러 가지의 환영(귀신)에 시달린다. 그 무렵 연쇄 살인 암매장 사건이 거듭 발생한다. 시대는 바로 그 사건의 담당 기자이다. 사건을 취재하면서 그는 사체와 함께 발굴되는 묵주와 박쥐 도안의 십자가를 발견한다. 시대는 이를 악을 숭배하는 사이비 종교 집단의 소행으로 보고 추적해 나간다. 그러나 나날이 악몽이 계속 되는 가운데 시대의 주변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이 일어난다. 시대는 사진기를 구입한 날로부터 악몽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사진기를 조사하여 한 장의 필름을 찾아낸다. 필름을 현상, 인화한 결과 놀랍게도 그것은 악몽 속에서 나타나던 여자의 생전의 사진이었다. 그리고 필름을 찾아내 인화한 뒤부터는 악몽이 일시적으로 중단된다. 시대는 계속되었던 악몽이 그 사진 속의 여자가 무엇인가를 암시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를 추적해 나간다. 여자 승려인 자운과 무안. 자운은 어려서부터 이유를 알 수 없는 병에 시달리다가 일찍부터 불가에 귀의한 비구니이다. 그녀는 우연찮게 단허 국사를 스승으로 모시게 되어, 독심술 기공력 등 각종 술수를 전수 받았다. 자운은 단허 국사로부터 영력을 통한 인도를 받아 이시대 기자를 만난다. 자신도 모를 이상한 힘에 이끌려 자운과 무안을 만나게 된 시대는 자운으로부터 전설의 섬이자 악령의 섬인 흑적도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이 섬은 지기(地氣)가 모이는 곳으로 기가 너무 강하여 일반 사람들의 눈에는 띄지 않는다는 곳이다. 여기에는 악의 숭배자들이 살고 있고, 궁극적으로는 육지(우리나라)를 지배하려 한다. 그리고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자들을 이 섬으로 끌어들여 악을 숭배하게 하고 자신들의 세력 확장에 이용한다. 말하자면 악령을 섬기는 사이비 종교단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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